‘지상파 불신’으로 선택해 ‘원전묵시록’에 반했다

[미디어스] 2015년 2월 2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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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뉴스타파 3년]독자 5인이 말하는 대안언론의 의미

거의 모든 언론이 ‘안정적인 재정 모델 구축’을 가장 크게 고민한다.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언론매체는 물론이고 공적 지원을 받는 언론들 역시 돈 주는 이들로부터의 ‘외압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. 그런 점에서 <뉴스타파>의 실험은 유의미하다. <뉴스타파>는 100% 자발적인 시민들의 후원으로 재원이 충당된다. 그것은 정치·자본 권력에 빚진 것이 없단 의미이다.

<뉴스타파> 3년을 맞아 ‘그 수용자들의 뉴스소비 변화 여부’가 궁금했다. <뉴스타파>의 시작이 “저널리즘 복원 선언”이었고, 꾸준히 그 경로를 밟아왔다면 분명 뉴스를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변화가 있어야 했다. <미디어스>는 <뉴스타파> 독자이자 후원자인 △홍덕자 씨(70대/강원/펜션운영)와 △이상철 씨(30대/광주/소방관), △이우기 씨(30대/서울/사진작가), △안현수 씨(30대/경기/학원강사), △김현 씨(40대/경기/혁신학교 교사)의 인터뷰를 진행했다.

▲ 뉴스타파 회원 홍순덕 씨, 이상철 씨, 김현 씨, 안현수 씨, 이우기 씨(좌상에서 시계방향으로)(사진=뉴스타파 달력)

<뉴스타파> 독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. 그들은 모두 <뉴스타파>를 접하게 된 근본적인 원인으로 ‘지상파 뉴스에 대한 불신’을 꼽았다. <뉴스타파>를 통해 주요 있게 본 이슈는 △2014원전묵시록, △국정원 대선개입, △MB유산-4대강사업 등으로 꼽았다. 반면, <뉴스타파>에 대해 아쉬운 점을 꼽아 달라는 요구에는 역시 공통적으로 ‘접근성’을 뽑았다.

지상파에 대한 불신…<뉴스타파>를 보는 계기가 되다

‘<뉴스타파>를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됐느냐’는 물음에 홍덕자 씨는 “이명박 정부 출범 후, YTN 기자들이 잘려나갔다. MBC에서도 해고가 이뤄지고 있다”며 “산골에서 볼 게 없으니 여행채널 등 PP를 주되게 보다가 <뉴스타파>를 접하게 됐다”고 밝혔다.

“채널을 돌리는데 RTV에서 이상호의 <GO발뉴스>가 나오는 것을 봤다. 채널 자체가 충격이었다. 이를 보면서 ‘아직도 이런 기자가 있나’ 싶어서 계속 틀어놨다가 <뉴스타파>를 접하게 됐다. 신선했다. 인터넷을 할 줄 모르니까, 자녀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회원가입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해서 그 날로 바로 회원에 등록했다. 그것이 지난해 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…펜션 운영을 하고 있어서 <뉴스타파>를 그때그때 못 본다. 그러나 시각이 허락할 때에는 놓치지 않고 보려고 노력한다. 현재에도 <뉴스타파>를 TV를 통해 보고 있지만 이제 스마트폰을 배워서 보는 방법을 바꿔보고 싶다. 바른 뉴스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” _홍덕자 씨

홍덕자 씨는 그렇게 <뉴스타파> 회원이 됐다. 홍 씨는 강원 철원에 산다. <한겨레>를 구독신청했으나 배송이 안 돼 그마저도 볼 수 없었다고 한다. 그런 상황에서 홍 씨에게 시민방송 RTV 채널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 <뉴스타파>는 그에게 알고 싶던 뉴스를 알려주는 친구가 됐다는 것이다. 그는 “4대강과 원전문제 <뉴스타파>가 던지는 모든 사안들이 제가 알고 싶었던 뉴스들”이라고 강조했다. 반면, 홍 씨는 지상파 뉴스에 대해 “신뢰할 수 없다”며 “특히, 보기 힘든 것은 정치권 이야기를 할 때”라고 설명했다. 그는 “뻔히 거짓말임을 아는 얘기인데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한다. 나 같은 사람이 항의할 수도 없고 그냥 기도만 한다”고 씁쓸함을 드러냈다.

이상철 씨 역시 <뉴스타파>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YTN 해직기자였던 노종면 앵커가 마이크를 잡는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. 그 역시 이미 지상파 언론에 대한 신뢰감은 상실한 상태였다.

“벌써 전 정권이 됐다. 이명박 정권 당시 YTN에서 노종면 앵커를 비롯한 6명이 해직됐다. 낙하산 사장이 내려와 언론기능을 상실했는데, KBS와 MBC도 마찬가지였다. 그때만 하더라도 딱히 대안언론이라는 말을 몰랐다. 그런데 우연한 계기에 노종면 앵커가 <뉴스타파>에 합류한다는 얘기를 듣게 돼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고, 그러다가 후원도 하게 됐다” _이상철 씨

이상철 씨는 “TV를 잘 안 보기도 하지만 지상파 뉴스에는 거부감이 온다”며 “언론시스템을 잘 모르지만 보도본부장이 있고 그 속에서 지침도 내려오고 하지 않겠나. 그리고 지상파 뉴스는 하루 종일 봤던 사안들을 재탕하는 수준이지 않나 싶다”고 지적했다. <뉴스타파>의 ‘집중보도’는 이 씨의 눈을 사로잡았다. 그는 “<뉴스타파>가 제 취향에 맞다”면서 “하지만 저는 평소 <시사IN>, <한겨레21> 등을 구독하는 등 한쪽으로 기울어진 시각을 가진 사람”이라고 말했다.

이우기 씨는 “대안언론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기존 언론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 아니겠느냐”면서 “저 또한 기성언론에 대한 불신이 강했다”고 설명했다. 이 씨는 또한 “<경향신문>과 <한겨레>를 보기는 했으나 성에 안 찬다는 느낌이 컸다”며 “<뉴스타파> 또한 100%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 탐사 취재를 통해 보도를 하고 그 속에 쓸데없는 신변잡기가 없어서 좋다”고 답했다. 김현 씨 또한 “<뉴스타파>가 만들어 질 때 MBC 최승호 PD, 이근행 PD, YTN 노종면 앵커 초기 팀이 결성됐다고 했을 때 주저 없이 선택했다”면서 “완벽한 영상과 편집을 보면서 지상파를 하나 얻은 느낌이었다. 너무 좋았다”고 회고했다.

뉴스타파, ‘원전’에 대한 보도에 독자들은 웃었다

인터뷰에 응한 독자들의 <뉴스타파>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. 이들이 <뉴스타파> 최고의 콘텐츠로 △2014원전묵시록, △국정원 대선개입 사건, △세월호 참사 보도, △4대강 사업 등을 꼽았다. 그 중에서 ‘원전’보도에 대한 호응도가 가장 높았다.

이상철 씨는 ‘<뉴스타파> 보도 중 재밌게 본 뉴스’ 질문에 “기억에 남는 보도는 ‘2014원전묵시록’”이라고 답했다. 이 씨는 현재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다. 누구보다 ‘안전’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.

“한수원이 정부기밀에 해당하는 ID를 하청업체들과 태연하게 공유했다. 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, 안전불감증의 모습을 보면서 충격이 컸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큰 사고가 없었다는 것도 신기하다. 그 다음으로 국민연금이 조세피난처를 통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한 것 역시 놀라웠다. 관료부처에서는 합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결국 후폭풍이 돌아오지 않겠나 싶다. 이 밖에도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에 대한 <뉴스타파> 보도 또한 잘 봤다” _이상철 씨

김현 씨는 “국정원 간첩조작사건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것 등 한 두 개가 아니다”라면서 “그 중에서 원전보도는 충격이었다. 하청업체에서 비번을 받아 중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. 또, KBS가 협찬을 받아 원전 관련 미화 퀴즈를 내는 것도 <뉴스타파>가 디테일하게 보여줬다. 비정규직의 문제를 짚은 것도 좋았다”고 높이 평가했다.

▲ 뉴스타파 ‘2014원전묵시록’ 캡처

안현수 씨는 “<뉴스타파>가 다루면 ‘원전문제’도 다르다”면서 “그냥 ‘비리가 있다’고 하면 ‘그런가 보다’하고 관심도 끝날 텐데, 심층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보도해주니 한 번 더 보게 된다”고 말했다. 안 씨는 “특히, 지속적으로 보도해줬다는 점에서 좋았다”고 답했다. 홍덕자 씨는 “원전에 대한 이야기는 알 기회가 없었는데, <뉴스타파>를 통해 접하게 됐다”며 “그런 정보에 접하고 파헤치는데 얼마나 힘들었겠나”라고 설명했다.

이우기 씨 또한 “핵발전소 특집 보도를 유심히 보고 있다”고 답했다. 그렇지만 <뉴스타파> 보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보도는 강정마을 해군미군기지 건설 관련 보도였다고 그는 설명했다. 사진작가인 이 씨의 기억이다.

“저한테 기억에 남은 것은 강정마을 특집편이었다. ‘발파’와 관련해 <뉴스타파>에서 처음 특집으로 방영해줬다. 그리고 그 후에도 2탄 특집까지 진행됐다. <뉴스타파>가 첫 방송할 때부터 보기 시작했는데, 기억에 남는 것은 강정특집이다. 그 전부터 강정마을에 오가고 했었는데, <뉴스타파>를 보고 강정에 내려가 6개월 상주하기도 했었다” <이우기 씨>

뉴스타파, 아쉬운 점 하나 ‘접근성’

<뉴스타파> 보도에 있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독자들이었지만 ‘부족함’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공통적으로 ‘접근성’이라고 답했다.

‘<뉴스타파>가 100%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’라는 이우기 씨는 “아무래도 <뉴스타파>는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 기반이라는 점에서 관심 있는 사람들만 찾아가서 보게 된다”며 “접근성의 문제에 있어서 아쉬움이 있다”고 밝혔다. 이 씨는 “저도 <뉴스타파>를 알고 후원하고 있지만 찾아보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이 놓치게 되는 뉴스들이 있다”고 아쉬움을 토로했다.

이우기 씨는 “종편 뉴스는 솔직히 믿음이 안 갔는데, 세월호 참사 이후 JTBC <뉴스룸>을 가끔 본다”며 “다들 아시는 것처럼 JTBC는 TV를 틀면 바로 나온다. 그런 점에서 <뉴스타파> 후원회원이 3만5000명이 넘었다고는 하지만 파괴력에서는 따라가기 힘든 것 같다”고 아쉬움을 드러냈다. 이어, “저희 집만 보더라도 종편 채널이 틀어져 있다. 그래서 다들 언론을 잡으려고 하는 거구나 싶기도 하다”며 “<뉴스타파>와는 내용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힘들겠으나, 영향력 면에서는 JTBC가 월등히 큰 것 같다”고 재차 강조했다.

안현수 씨는 “질적인 면에서 단순 텍스트만이 아닌 영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<뉴스타파>는 최고의 매체”라면서 “콘텐츠 부분에서 흠이나 부족함은 없다. 후원하는 보람을 느낀다”고 말했다. 안 씨는 이어, “여력이 된다면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고,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기 쉽도록 해줬으면 좋겠다”는 바람을 밝혔다.

중장년층의 <뉴스타파>에 대한 접근성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. 앞서 언급했듯, 70대 홍덕자 씨는 여전히 TV RTV를 통해서 <뉴스타파>를 시청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.

첫 방송 3년, <뉴스타파>에 바란다

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<뉴스타파> 보도에 ‘아쉬운 점’과 ‘바라는 점’을 꼽아달라고 요청했다.

“<뉴스타파>를 100% 신뢰한다. 그런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. 욕심이지만 앞으로 피부에 와 닿는 ‘경제문제’ 관련 리포트들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” _홍덕자 씨

“최승호 앵커가 ‘99% 시민들을 위한 독립언론’이라고 하는데, 1%를 배제한 채 우리만의 언론이 된 느낌이다. 결국, 1%의 사람들은 ‘너희들은 짖든 말든’이라고 할 수 있다. 그런 점에서 100%가 보고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겠다. 100%를 위한 언론으로 가자” _이상철 씨

“지치지 말고 꾸준히 해줬으면 좋을 것 같다. <뉴스타파> 접근성의 문제는 더 많이 고민하시겠지만, 후원회원이 현재 3만5000명인데 그를 몇 십만 명으로 늘리면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(웃음)” _이우기 씨

“그냥 힘내시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.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노력할 것이다. 지금은 해줄 수 있는 게 격려밖에 없을 것 같다. 지치지 말고 힘내달라” _안현수 씨

“권은희 보도의 경우, 우리 편도 옳고 그름에 예외가 없다는 기자정신을 보여줬다. 성역없는 보도에 존경을 보낸다. 그러나 진실을 가리자는 건 아니지만 ‘더 나쁜 놈이 있는데…’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…김용진 대표와 최승호 PD, 최경영 기자 등 <뉴스타파>와 함께 하시는 분들의 족적을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. 자기 삶을 내던지고 희생하는 분들이 있는데, 우리들이 후원을 해야하지 않겠나(웃음)” _김현 씨